2026년 3월 | 이용권 | 고릴라PE 파트너


2025년 12월, 인류의 지능은 처음으로 지구 중력을 벗어났다.

엔비디아가 지원한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가 우주 궤도에서 H100 GPU를 가동해 AI 모델 학습에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셰익스피어 데이터셋으로 nanoGPT를 훈련시켰고, 구글의 Gemma 모델로 추론을 마친 뒤 지구로 메시지를 보냈다.

"Greetings, Earthlings." — 안녕, 지구인들.

이 한 문장은 농담이 아니라 선전포고다. 구글이 자사 모델을 이 실험에 기꺼이 태운 이유는 명확하다. 지상의 거인들조차 이제는 '우주의 문'을 두드리지 않고서는 다음 단계의 지능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빅테크들이 우주로 탈출하는 이유: Scaling Law에서 Scaling Wall로

현재 AI 산업의 병목은 알고리즘이 아니다. 전력과 열이라는 물리학의 장벽이다. 지상 데이터센터는 이미 중소도시 수준의 전력을 집어삼키며 각국 정부의 규제와 전력망 한계(Power Grid Wall)에 부딪혔다.

이 벽을 넘기 위해 빅테크들은 이미 행동을 개시했다. 구글은 자체 AI 칩(TPU)을 장착한 태양광 위성을 띄워 우주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선캐처(Suncatcher)'를 가동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애저 스페이스 SDK'를 통해 개발자들이 궤도 위에서 직접 AI 앱을 실행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그들이 우주를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24시간 무한한 태양광, 그리고 절대영도에 가까운 냉각 환경. 지상에서는 수조 원을 들여야 하는 냉각 시설이 우주에서는 '기본 사양'이기 때문이다.


누가 그 게이트의 열쇠를 쥐고 있는가

여기서 결정적인 사실 하나. 스타클라우드의 H100이 우주에 올라간 것도 SpaceX 팰컨9 덕분이었다. 엔비디아가 밀어주고 구글이 검증에 참여한 그 역사적 실험조차, SpaceX의 발사체 없이는 시작조차 할 수 없었다.

이것이 결정적인 비대칭이다. 구글과 MS가 아무리 훌륭한 지능을 설계해도, 그것을 궤도라는 서킷에 올려놓을 발사체는 그들에게 없다.

스타클라우드가 H100 한 장으로 가능성을 증명했다면, SpaceX는 스타십(Starship)을 통해 수만 장의 GPU를 궤도에 올릴 수 있다. 경쟁사들이 위성 한두 개를 쏘아 올리며 실험할 때, SpaceX는 우주 운송비라는 '원가'의 우위를 바탕으로 행성급 연산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미 전장에서 작동 중 — 이론이 현실이 됐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그리고 이 전장에서 하나의 사실이 조용히 확인됐다.

미군이 실전 투입한 저비용 자살드론 LUCAS가 SpaceX의 Starshield와 연동돼 작전에 투입된 것이다. 우주 궤도에서 탐지하고, AI가 판단하고, 드론이 실행한다. 우주 기반 지휘통제 체계가 실전에서 처음으로 작동한 순간이었다.

러시아 군사 분석가들은 즉각 경고했다. Starshield의 간섭 저항성과 협소 통신 빔은 적의 전자전으로 차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우주 연결성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전력 비대칭이 실전에서 증명됐다.


이란 전쟁이 가속시킨 것 — Golden Dome에서 달까지

이란 전쟁은 미국 방위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특히 Golden Dome이다. FY2026 국방예산에 이미 $13.4B이 배정됐고, SpaceX는 600기 위성 constellation을 통한 $2B 규모 계약을 수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SpaceX·Anduril·Palantir 컨소시엄이 Golden Dome의 핵심 수주자로 자리잡은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달이다. 이란 전쟁 직후 SpaceX와 Blue Origin이 동시에 달 개발로 선회를 선언했다. 배경은 Pentagon이다. 저궤도 위성은 적의 대위성 무기에 취약하지만, 달 기지는 그 사거리 밖에 있다. 달이 전략적 고지(High Ground)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SpaceX는 왜 xAI를 필요로 했는가

게이트를 소유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게이트만 있고 그 위에서 가치를 만들어낼 지능이 없다면, SpaceX는 결국 남의 AI를 궤도에 올려주는 인프라 임대업자로 머물게 된다.

xAI는 그 빈칸을 채운다. 첫째, Grok은 SpaceX가 직접 지능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수단이다. 둘째, xAI는 이미 Colossus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다. 셋째, X(구 트위터)의 6억 MAU가 매일 쏟아내는 실시간 데이터다.

SpaceX는 트럭을 가졌고, xAI는 화물과 운전 방법을 가졌다.


SpaceX·xAI 합병: 수직통합이 만드는 '시간의 왜곡'

2월 2일 발표된 SpaceX와 xAI의 합병(합산 기업가치 $1.25T)은 이 거대한 시나리오의 종결판이다. 발사체(Starship) → 궤도 인프라(Starlink·Starshield) → AI 모델(Grok) → 대규모 컴퓨팅 운영(Colossus)이 하나의 루프 안에서 융합된다.

시장에서는 $1.25T라는 밸류에이션이 2035년의 미래를 너무 일찍 당겨온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틀린 지적이 아니다. 다만 그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방향성만큼은 이미 빅테크들의 행동이, 그리고 이란 전장에서의 실전 결과가 증명하고 있다.


결론: 게이트 오너는 이미 정해졌다

우주 컴퓨팅 시대가 오면 구글, MS, 아마존 등 모든 플레이어는 SpaceX의 발사체라는 게이트를 통과해야만 한다. 스타클라우드도, 구글도, 이란 전장의 LUCAS 드론도 예외가 없었다.

SpaceX·xAI의 합병은 이 게이트를 발사체, 궤도 인프라, AI 모델, 방위 체계까지 수직으로 통합한 인류 최초의 플랫폼이 등장했음을 선언한다. 그리고 이제 그 플랫폼이 공개 시장으로 나온다. Pre-IPO의 창구는 사실상 닫혔다.

"Greetings, Earthlings." 는 시작에 불과했다. 게이트 오너는 이미 정해졌다.


필자는 고릴라PE 파트너로, SpaceX 및 xAI에 다수 투자한 바 있다.

※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